안녕하세요. S&C 대전지사의 이혜림입니다. 지난 달 인터뷰에 이어 이번 달에는 이탈리아 여행 후기를 게재하게 되었습니다. 별로 궁금해하지 않으실 분도 많을 텐데 너무 노출이 많은 게 아닌가 싶어 죄송하네요 ^^

 


9박10일의 일정이었던 저의 여행은 로마IN – 피렌체 – 베네치아 – 밀라노OUT 으로 이탈리아의 남부에서 북부로 거슬러 올라가는 일정이었습니다. 숙박한 도시만 나열하여 위의 네 곳이지만, 중간중간에는 바티칸, 남부투어, 친퀘테레, 세라발레 아울렛 등 주요 도시의 근교도 방문하는 실로 엄청나게 바쁜 계획이었지요.
여행 중의 모든 순간순간이 잊을 수 없는 추억이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인상이 깊었던 남부투어를 다녀온 이야기를 해드릴게요. 현지가이드와 함께 전용버스를 타고 하루 동안 이탈리아 남부의 폼페이, 나폴리, 소렌토, 포지타노를 지나서 페리를 타고 아말피 코스트를 거쳐 살레르노로 도착하는 일정이었는데, 가이드 말로는 그 거리를 하루에 모두 다니는 민족은 전세계에 우리나라 사람밖에 없다고 하더군요. ㅎㅎ
그 어마어마한 일정을 앞두고 저와 제 친구는 집합장소였던 로마 테르미니 역 으로 갔습니다. 여행의 초반이었기 때문에 체력도, 기대도 높았던 날이었지요.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출석 체크를 하는 가이드의 낯빛이 어둡더군요. 기분탓인가 싶었는데, 버스에 탑승하고 나서야 그 이유를 알 수 있었습니다. 소매치기가 많은 로마, 그 중 가장 악명 높은 테르미니 역에서 손님들에게 나눠줄 수신기 50대가 들어있는 배낭을 도둑맞았던 겁니다. 띠로리! 그 수신기 값을 물어낼 생각에 울상이었던 거였어요. (말로는 한대 당 15만원 이라고 하더군요.) 슬픔을 뒤로 하고 버스는 출발을 하였는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가이드는 손님 중 한 팀을 잃어버리기까지 합니다. 부랴부랴 차를 돌려 처음 장소로 돌아가서 이리 뛰고 저리 뛰며 손님을 찾았고, 그 와중에 (노숙자가 소변을 보고 길가에 버려놓은) 잃어버렸던 배낭까지 찾는 극적인 일이 일어났습니다. 갑자기 기분이 좋아져서 끊임없이 이야기하던 가이드의 목소리가 아직도 귓가에 맴도네요.
우여곡절 끝에 결국 1시간정도 지체된 후 버스는 출발하였고, 황금 같은 시간을 허비하였으나 이상하게도 모든 손님들은 한마음이 되어 일행을 잃어버려 하마터면 하루를 버릴 뻔 했던 손님이 무사귀환 한 것을 축하했고, 생돈 날릴 위기를 모면한 가이드와 박수 치며 기뻐했습니다. ㅎㅎ
처음 도착한 곳은 베수비오 화산 폭발로 재의 도시가 되었던 폼페이였습니다. 마차 전용 도로, 대극장, 식수대 등 실로 거대한 규모의 유적지였습니다. 그러나, 시간에 쫓긴 탓에 여행 전부터 기대했던 그 곳에서의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습니다.
야속한 마음은 버스 창문 너머로 반겨주는 지중해를 만나며 사르르 녹아 내렸습니다. 정말 형언할 수 없는 아름다움이었습니다. 푸르디 푸르고 멀리서도 투명한 바다는 그 끝이 없는 듯 하였고, 눈이 부시도록 빛났지만 눈을 뗄 수가 없었으며, 앞서 있던 모든 해프닝과 바쁨은 모두 이것을 오롯이 만끽하기 위한 것들이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날씨, 너까지 도와주다니! ^^)
포지타노에 도착한 우리에게 1시간 남짓한 자유시간이 주어졌습니다. 해변의 페리 선착장까지 굽이굽이 길을 따라 천천히 걸어 내려가면서 골목의 아기자기한 풍경도 구경하고, 절벽을 따라 빼곡히 지어진 집들을 감상했습니다. 물론 포지타노에서 유명한 레몬사탕, 레몬꿀도 구입하였지요. 여러 나라의 관광객들이 북적거렸지만 누구 하나 소란스럽지 않았고, 평화롭고 전망 좋은 곳의 카페 주인은 길가에 서서 눈을 맞추며 친절히 인사해주었습니다. 햇빛이 강해서 손목에 시계자국이 남도록 살이 탔지만 그마저도 간직하여 기억하고 싶은 순간이었습니다.
그렇게 바닷가에 도착을 하니 그 날의 피날레, 페리 승선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10월에 페리를 탄다는 것은 정말 운이 좋은 일이라는 말에 한껏 들뜬 마음으로 배에 올라탔고, 지중해를 가르며 출발하는 페리 위에서 멀어지는 포지타노를 바라보며 다음을 기약하였습니다. 내내 이 아름다운 풍경을 도저히 사진으로는 담을 수 없겠다는 사실에 개탄하며 제 눈에 하나하나 담았습니다.
종착지인 살레르노 까지는 약 30분 정도가 걸렸습니다. 잠시 정박했던 아말피의 옆 배에서 손으로 키스를 날려주던 노신사가 문득 떠오르네요. 물론 저도 화답을 해주었답니다. ^3^
짧은 일정에 많은 곳을 가보려고 했던 욕심 탓에 매일 저녁 체력은 바닥에 파스를 달고 지내긴 했지만, 그만큼 기억에 남고 알찬 여행을 하고 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여행기를 쓰고 있는 지금 ‘내가 이탈리아를 다녀왔던가’ 싶을 정도로 아련하고 벌써 그립습니다. 다시 이탈리아에 갈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면 다시 한번 남부에 가서 해수욕을 즐기고 싶어요!

 

Posted by E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