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  2018년 5월 9일 수요일
장소  :  창경궁

 

 

안녕하세요.언어서비스 사업본부 조유미 사원입니다. 저는 이번에 창경궁으로 산책 봉사를 다녀왔습니다.

1시까지 가면 된다는 얘기를 듣고 봉천역 4번 출구로 나오니 오른편에 바로 실로암 복지관이 눈에 띄었습니다. 직원분의 안내를 받으며 버스에 오르니 벌써 모두 자리에 앉아 출발하기만을 기다리고 계셨습니다. 시계를 보니 이미 55분이었고, 1시가 정각이 되자 버스가 바로 창경궁으로 출발했습니다. 혹시라도 늦었으면 큰일 날 뻔했다는 마음과 함께 여유 있게 좀 더 일찍 도착하는 게 좋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버스에서는 복지관 직원분이 창경궁의 역사를 설명해 주셨는데, 중간중간 모두 알고 있는 지식을 더하느라 열기가 뜨거웠습니다. 버스로 40분을 달려 마침내 창경궁에 도착했고, 차에서 내리는 할머니, 할아버지를 부축해 드리며 자연스럽게 산책 파트너가 정해졌습니다. 창경궁 입구에서 다 같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난 후 흩어져 각자의 파트너와 산책을 시작했습니다. 산책 시간은 1시간 30분이었고, 정해진 시간에 맞춰 다시 입구로 돌아오라는 설명과 함께 생수를 건네받았습니다.

안내 책자에서는 후원이 창경궁의 60%를 차지할 정도로 넓고, 가끔 호랑이가 나타나기도 했을 정도로 깊다고 말하며, 골짜기마다 숨어있는 절경은 한꺼번에 드러나지 않으므로 걸어 다니면서 숨어있는 아름다움을 발견해야 한다고 설명하고 있었습니다. 산책하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곳이었지만, 같이 산책을 하게 된 할머님은 다리가 몹시 불편하셨습니다. 지난해 갑작스럽게 쓰러진 후로 기력이 많이 약해지고 평소 좋지 않던 관절이 더욱 악화돼서 걷는 걸 무척 힘들어하셨습니다. 창경궁 안쪽으로 들어가는 동안에도 여러 번 의자에 앉아 쉬어야만 했습니다. 할 수 없이 안쪽으로 더 들어가기보다는 나무 그늘이 있는 의자에 앉아 쉬기로 했습니다. 할머니는 혼자라도 둘러 보라고 자꾸 보채셨지만, 그냥 같이 앉아서 할머니 얘기를 듣는 게 더 나을 것 같았습니다.

올해로 15년째 복지관 생활을 하고 계신 할머니는 매주 수요일마다 이렇게 산책을 나오신다며, 지난해 속초 바다에 간 얘기, 차고 계신 알람 시계, 복지관 사람들, 하루 일과 등의 얘기를 이어가셨습니다. 아담한 정자와 연못이 곳곳에 위치한 창경궁에서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 보니 어느덧 산책을 마칠 시간이 지나 있었습니다. 서둘러 할머니를 버스에 태워드리고 저는 좀 더 걷다가 돌아왔습니다.

사무실에서는 지금쯤 정신없이 바쁠 시간인데, 한낮에 고궁을 거닐며 앉아 있으니 시간이 전혀 다르게 흘러가는 것 같았습니다. 맑고 시원한 바람이 부는 고궁에서 5월의 온전한 풍경을 느낄 수 있는 아주 신선한 하루였습니다.

 

Posted by E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