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을 돌이켜보며 떠오르는 마음을 한 마디로 표현해보라면 ‘감사함’입니다. 전혀 계획하지도 예상하지도 못했던 일입니다. 32살 세상 물정 모르고 순진하게 시작했던 회사입니다. 아무런 꿈도 포부도 없었습니다. 그냥 자주 아파서 늘 응급실 신세를 졌던 돌쟁이 아들(선웅이)을 키우면서 일도 포기하고 싶지 않아 시작했던 일입니다.

 

‘주님과 함께 선하게 일해보겠다’는 동기를 담은 主善정보통신, 아들방에서 컴퓨터 3대로 혼자 시작했던 소박한 회사가 20년이 지나 140여 명의 식구들로 늘어났으니 당연히 감사할 일이지요. 영업이나 기술 그 어느 하나에도 특출한 재주가 없는데도 회사를 이만큼 키울 수 있도록 도와주시고, 크리스천이었지만 세상 사람들과 별로 다를 것 없이 경영하던 저에게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마음으로 정직하고 바르게, 직원을 사랑하고 고객께 감사하는 마음으로 경영할 수 있도록 인도해주신 하나님께 감사합니다.

내세울 것 없던 족발집 2층 연립주택 시절부터 지금까지 야근에 철야까지 해야 하는 힘든 업무 환경 속에서도 저를 신뢰하고 사랑해준 직원들이 없었다면 당연히 오늘의 이포넷은 없었겠지요. 힘든 프로젝트, 힘든 고객, 열악한 업무 환경에서 과중한 업무에 힘들어하는 직원들에게 충분한 보상도 못 해주는데 기쁨으로 함께해주는 직원들이 너무 고맙고 감사합니다. 20년 전 경험도 능력도 부족하던 이포넷에 일을 맡겨주시고 때론 능력이 모자라고 때론 실수하기도 했지만, 한결같이 믿어주시고 일을 맡겨주셨던 많은 고객들도 생각납니다. 고객으로 만났지만 선배 같고 동료 같은 마음으로 저와 우리 회사를 아껴주신 많은 고객께도 감사합니다.

20년을 보내면서 가장 기뻤던 순간이 언제였을까?
생각해보면…. 산업포장을 받은 때도, SQL Server Localization Project를 쟁쟁한 다국적 기업을 물리치고 수주했을 때도, 단 4명의 직원으로 삼성과 함께 조달 EDI 프로젝트를 수주했을 때도, 강남역에 새로운 오피스를 마련해 인테리어를 멋지게 하고 손님을 초대해 파티를 했던 때도 아니고… 10주년을 기념해 세부로 직원들과 놀러 가 깔깔거리고 웃던 순간, 15주년 때 팔라우로 놀러 가 롱비치를 거닐며 20주년엔 몰디브로 놀러 가자며 은밀한 음모를 꿈꾸던 때였습니다. 가장 큰 기쁨의 순간은 무엇을 이루었을 때보다는 사랑하는 직원들과 함께하며 행복해했던 그 순간이었지요.

가장 힘들었을 때는…
MS Visual Studio에 바이러스가 감염된 파일을 납품해 하루아침에 매출 70%를 차지하던 고객을 잃게 되고 그 일로 많은 직원이 나가고 남은 직원들을 다시 북돋아 회사를 이끌어 가야 한다는 중압감에 눌려 있을 때였습니다. 희망은 보이지 않고 저 혼자 길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는 외로움과 책임감으로 많이 힘들었던 순간이었죠. 사장으로의 저의 가장 큰 경쟁력을 꼽아보라면 직원들을 사랑하는 마음입니다. 다른 사장들처럼 뛰어난 영업적 능력도 기술을 선도해가는 기술력도 없지만 그 어떤 사장보다 직원을 사랑하는 마음만은 최고라고 자부합니다.

가장 큰 전환점은 회사의 사명을 발견한 것입니다.
하나님의 기업 이포넷을 통해 직원들과 가족들이 행복해지고 나아가 세계 모든 민족이 하나님의 복을 누릴 수 있도록 선교적 사명을 다하는 것이 저와 이포넷의 사명입니다. 큰돈을 준다고 하여도 제가 회사를 팔지 않는 이유는 행복감 때문입니다.

저는 오늘도 행복하게 회사에 출근합니다.
그 행복의 이유는 직원들을 사랑하는 마음이고, 그 직원들을 행복하게 해주고 싶은 소망이고, 우리의 사명을 함께 이뤄내려는 신념입니다.

직원 여러분! 진심으로 감사하고 사랑하고 신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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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같이 더운 땐 눈이 아주 많이 온다는 일본의 삿포로가 등장하는 여행 에세이 한 권 어떨까요.

방금 산 아이스크림이 눈앞에서 녹아버릴 만큼 더운 요즘, 계절이 정 반대라 지금 한창 서늘한 남반구의 나라에 놀러 갈 수 없는 현실과 맞닥뜨릴 때, 저는 스스로를 다독이며 캐롤을 듣곤 합니다. 캐롤을 듣고 있으면 추웠던 작년 크리스마스, 행복했던 제작년 크리스마스, 우울했던 10년전 크리스마스가 한꺼번에 몰려오는데, 그런 기억 덕분에 아주 조금은 체감 온도가 내려가는 것 같거든요. 요즘같이 더운 땐 눈이 아주 많이 온다는 일본의 삿포로가 등장하는 여행 에세이 한 권 읽으면 어떨까요.
언제부터인가, 서점에 가면 항상 소설 섹션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머무르면서 책을 들춰보고 꺼내보고 하던 것이 이제는 여행 에세이 섹션으로 바뀌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구체적인 여행정보를 담고 있는 책 보다는 작가의 감성과 경험이 담긴 책을 더 선호하는 편인데 사실, 많은 책들이 개인의 감성에 머물러 있는 것을 보고 안타까웠던 적이 많았어요. 뭔가, 공감을 이끌어내기엔 약간 아쉬운 감성, 글, 깊이. 개인적인 생각을 담은 평범한 여행 에세이들. 단순히 저와 코드가 맞지 않았던 것이었는지도 모르지만 묵직하게 자신의 내면에 있는 것들을 풀어내고 그것이 여행이라는 다소 특수한 상황과 어우러져(물론 어떤 이에게 여행은 일회적인 경험이 아니라 그들 삶 그 자체이지만) '여행 에세이'라는 장르에 걸 맞는 알찬 내용을 담고 있는 책을 찾아보기는 조금 힘들었던 것 같아요. 이 책을 발견하기 전까지는요. 마음을 시원하게 해 주고, 뭉클하게 만드는 잘 만들어진 책을 만나면 좋겠다고 생각하던 차에 발견한 오래된 보석. 이병률씨와 그의 책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를 소개합니다.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는 제목이 당신, 좋다 어쩌구 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서 사랑이야기인 줄 알았어요. 하지만 그보다는 바람이 부는데로, 마음이 가는데로 여행을 다니는 자신과 그 과정에서 만난 사람들, 그가 사랑한 풍경들, 이야기들, 마음속에 오래오래 남은 어떤 기억들을 담아내고 있는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 장 한 장 넘기다 보면 아 이 사람은 이런 색의 사람이구나. 이 사람은 이래서 여행을 가는구나. 이런 것들을 소중하게 생각하는구나 하고 생각하게 되고 그것이 내 안의 기준과 생각에 영향을 미치고 공감을 이끌어 내는 이병률이란 작가의 힘을 느낄 수 있습니다.
저는 그 중에서도 특히 글쓴이가 만났던 아직 순수함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가 좋았어요.

또 한 사람은 내가 메고 다니는 배낭의 브랜드를 힐끗 보더니 이렇게 말했다. "와, 너, 콜롬비아에서 왔구나." 나는 한국에서 왔고 이건 단지 가방 브랜드일 뿐이라고 했다. 안 그래도 '요즘 왜 이렇게 콜롬비아에서 온 여행자들이 많지?' 싶었다면서 그는 알려줘서 고맙다고 했다.
34# '조금은 바보 같아도 좋다' 중.

이 부분을 읽으면서 혼자 얼마나 웃었던지. 그들의 순수함 혹은 ‘바보같음’이 너무 예쁘게 보이고 너무 부러워서요. 조금 바보 같으면 어떤가 싶었어요, 그들은 내가 오래 전에 잃어버린, 이제는 다시 찾을 수도 없는 순수함을 가지고 있으니까요.. 요즈음, 사람들은 순수한 것을 좋아하지만 바보 같은 것은 못 견뎌한다고 하죠. 하지만 한 번 사는 인생 남보다 조금 더 여유 있게, 조금 더 깨끗하게, 조금 더 배려하면서 산다고 해도 큰일나는 것은 아니지 않을까요. 그런 삶의 태도가 내 마음을 풍요롭게 해 주고 내 마음이 욕망으로 가득 차 있을 때는 미처 보지 못했던 것들을 볼 수 있게 해 주고 나와 내 곁의 소중한 사람들에게 상처주지 않고 서로를 보듬어줄 수 있는 여유를 가져다 준다면 그게 더 현명하고 똑똑하게 사는 길 일거라고 이야기하는 것 같았어요. 그리고 이 이야기와 맥락을 같이 하고 있는 에피소드로는 16# '쓸쓸히 왔던 길'도 참 좋고, 또, 분홍이라는 색에 관한 단상 25# '지랄이다'도 참 인상 깊어서 추천하고 싶어요. 그가 바라보는 분홍과 내가 생각하는 분홍이 조금은 다르긴 하지만 그가 들려주는 분홍에 관한 이야기가 참 흥미롭거든요 더 이상 말하면 스포일러가 될까봐 생략하지만, 색을 가지고 이렇게 구성지게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그의 글솜씨도 참 부럽더라구요.
혹시 로맨틱한 걸 좋아하시는 분이 계시다면 꼭 읽어보라고 권해드리고 싶은 챕터는 11# '당신을 좋아한다는 말'이에요. 한 글자 한 글자를 액자에 담아서 걸어두고 싶을 만큼 좋은데, 이 책에서 유일하게 러브스토리 ‘같은’ 부분이고, 책 제목과도 참 잘 어울리는 내용으로 채워져 있어요.

우리 천 살까지 만나 살까요. 그러면 어떨까요.
이러면 어떨까요. 모두를 던지는 거예요.
그 다음은 그 이후의 모두를 단단히 잠그는 거예요.
-
하루에 일 미터씩 눈이 내리고 천 일 동안 천 미터의 눈이 쌓여도 우리는 가만히 부둥켜안고 있을까요.
미끄러지는 거예요. 눈이 내리는 날에만 바깥으로 나가요. 하고 싶은 것들을 묶어두면 안 되겠죠. 서로가 서로에 대한 절망한 것을 사과할 일도 없으며, 세상 모두가 흰색이니 의심도 서로 없겠죠. 우리가 선명해지기 위해서라기보다 모호해지기 위해서라도 삿포로는 딱이네요. 

언뜻 봐선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건가 싶지만, 잘 뜯어보면 작가는 이런 방식으로 ‘당신을 좋아한다’고 말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어요. 가장 좋아하는 순간을 오래오래 공유하고 싶어하는 마음. 작가에게는 그것이 사랑인가봅니다. 가장 사랑하는 풍경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 하얀 눈 속에 부끄러움, 죄스러움, 미안함도 다 덮어둘 수 있는 곳에서, 오롯이 서로를 향한 마음만 꺼내어볼 수 있지 않을까 싶은, 그런 곳으로의 안내. 마음이 훈훈해지고 발그레해지는 글이었어요.

그의 말대로 이병률, 그는 슬픔의 색을 가진 사람입니다. 그래서 더 겨울이 어울리고 눈을 좋아하는 것이 이해가 되는 사람이고요. 그의 세계에 들어가 보는 것은 자신 안의 슬픔을(더위도) 삭히는데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위로 받고 싶은 날, 속에 열불이 나는 날, 그냥 더운 날 그의 책을 읽으며 마음에 부채질을 하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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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어디까지 생각해봤니?

2015년은 ‘결혼의 해’라고 이름지어도 될 것 같다. 주변 친구들이 많이 가기도 하지만 이포넷에도 유독 결혼하는 커플이 많은 2015년이다. S&C에도 여러 커플이 맺어지고, 한동안 침체기였던 T&G에서도 무려 세 커플이나 탄생하는 2015년! 그래서 그런지 요즘 유독 결혼이라는 일생일대의 이벤트에 관심이 간다.

 

 

 


이효리의 제주도 결혼식을 시작으로 가장 최근 원빈, 이나영의 강원도 밀밭 결혼식까지 최근 스타들은 화려한 결혼식보단 소박하지만 의미있는 결혼식을 추구하는 경향을 보인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은 여기저기서 ‘작은 결혼식’, 에코 웨딩’, ‘하우스 웨딩’이란 말이 심심찮게 들린다. 왜 사람들은 이렇게 작지만 특별한 결혼식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걸까?

네이버에 ‘결혼’이란 단어를 쳐 보았다. 추천 검색어로 ‘결혼준비체크리스트’, ‘결혼사진’, ‘결혼반지’, ‘결혼정보회사’등이 뜬다. 관련 링크는 죄다 결혼 정보회사이다. 가장 많이 보이는 키워드가 있다면 바로 ‘알뜰 결혼준비’. 일생에 손꼽는 특별한 이벤트인 결혼을 아무렇게나 할 수는 없고, 그렇다고 기존 관습을 다 따르자니 말 그대로 ‘보여지는 30분’에 들어가는 금액이 너무 크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더 가성비 좋은 예식장, 관련 업체를 찾아 수많은 밤을 하얗게 지샌다. 그런데 막상 결혼식 당일에는 시간에 쫓기고 사람에 쫓겨 그렇게 고민했던 웨딩홀 인테리어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다. 어떤 꽃으로 장식을 했었는지도 모른다. 사랑하는 부모님이 어떤 표정을 지었는지, 가까운 지인들이 어떤 말을 해 주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내 결혼식을 축하해오러 와 주신 손님들과 다정한 말 한마디 나누기 어렵다. 이렇게 관습으로 굳어져버린 우리 결혼문화에 지친 사람들이 찾아낸 쉼터 같은 결혼식이 바로 작은 결혼식이 아닐까.

가깝고도 먼 두 나라 미국과 일본의 결혼식은 우리나라와는 조금 다르다. 한 예로, 미국에는 예식장을 찾아보기가 힘들다. 대부분 결혼식을 작은 교회나 호텔을 빌리거나, 자신의 집을 꾸며서 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교회나 집에서 할 경우 드레스는 취향대로 골라 구매하고 단장은 아침부터 가까운 친구들이 와서 도와준다. 결혼식에 오는 사람들 모두와 일일이 인사하며 파티를 하고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낸다. 결혼식에 가는 사람들도 한나절 이상은 시간을 비워두고 참석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일본의 경우에도, 서양 같은 파티 문화가 그리 친숙하진 않기에 일본만의 독특한 2부 문화가 생겼다. 결혼식 자체는 대부분 아주 가까운 가족과 지인들만 참석해 짧게 진행하고 2부 순서인 피로연을 2-4시간 동안 진행하는데 이 때 신랑신부의 인사말, 편지 낭독, 가까운 친구의 인사말, 부모님의 편지 낭독 등 다양한 순서가 있다. 이 두 나라 결혼식의 공통적인 부분은 결혼식이 가까운 사람들을 초대해 최소 3-4시간 동안 함께하는 지극히 ‘개인적인’ 이벤트라는 것.


그런가 하면 우리나라에도 최근에는 결혼식을 본인들만의 특별한 날로 만들고 싶어하는 커플들이 많아지고 있다. 컨셉은 제각각이다. 어떤 커플은 세상에서 제일 작은 교회로 알려진 제주도의 한 교회에서 최소한의 하객과 함께 결혼식을 했는데 드레스 대신 커플 셔츠와 화관으로 결혼식 분위기를 냈다. 그런가 하면 갤러리에서 오랜 연애기간 동안 찍은 사진을 전시하면서 결혼식을 하는 커플도 있고 또 어느 결혼식에서는 신부가 신랑과 같이 문 앞에서 하객을 맞이하기도 한다. 최대한 비용을 아끼는 것에 초점을 두는 커플이 있고, 자연친화적인 재료 등을 사용하고 버려지는 꽃이나 음식이 없도록 하는 에코 결혼식을 하는 커플이 있는가 하면, 레스토랑이나 펜션을 빌려서 결혼식 장소로 활용하는 커플들도 늘어나고 있다. 작은 결혼식이라고 해서 천편일률적으로 자연을 생각하는 친환경 소개를 사용하거나 소박한 드레스를 입고 머리에 화관을 쓰지는 않는다. 그저, 찍어낸 듯한 결혼식이 아닌 각각의 관심대로 본인들에게 의미가 있는 결혼식을 하는 커플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사실.

꼭 아끼고 아껴서 소박한 결혼식을 해야만 좋은 결혼식은 아니다. 미국처럼 하루 종일 파티를 해야만 즐거운 것도 아니고 일본처럼 3-4시간 동안 피로연을 해야만 의미가 있는 것도 아니다. 다만, 너무 정신 없이 시간에 쫓겨서 나의 가장 소중한 하루를 떠밀리듯 보내는 것은 조금 슬프지 않을까. 얼마나 화려한 장소에서 얼마나 멋지고 예쁜 옷을 입고 하는지 보다는 소중한 사람들 앞에서 의미 있는 시간을 알리고 축하와 감사의 말들을 주고 받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지금의 ‘작은 결혼식’ 붐이 새롭고 알찬 결혼문화를 한국에 가져올 수 있는 시작점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관련 링크 및 출처]


SBS 일요 특선 달콤한 나의 작은 결혼식 관련 포스팅: http://blog.naver.com/apt99_w?Redirect=Log&logNo=220369875867
미국의 결혼식 사진 출처: http://blog.naver.com/ozo69?Redirect=Log&logNo=40210914748
소규모 결혼식 사진 출처: http://byjune.com/220308242974 / http://pure6463.blog.me/220393957561

 

Posted by sangheum

요즘같이 더운 땐 눈이 아주 많이 온다는 일본의 삿포로가 등장하는 여행 에세이 한 권 어떨까요.

방금 산 아이스크림이 눈앞에서 녹아버릴 만큼 더운 요즘, 계절이 정 반대라 지금 한창 서늘한 남반구의 나라에 놀러 갈 수 없는 현실과 맞닥뜨릴 때, 저는 스스로를 다독이며 캐롤을 듣곤 합니다. 캐롤을 듣고 있으면 추웠던 작년 크리스마스, 행복했던 제작년 크리스마스, 우울했던 10년전 크리스마스가 한꺼번에 몰려오는데, 그런 기억 덕분에 아주 조금은 체감 온도가 내려가는 것 같거든요. 요즘같이 더운 땐 눈이 아주 많이 온다는 일본의 삿포로가 등장하는 여행 에세이 한 권 읽으면 어떨까요.
언제부터인가, 서점에 가면 항상 소설 섹션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머무르면서 책을 들춰보고 꺼내보고 하던 것이 이제는 여행 에세이 섹션으로 바뀌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구체적인 여행정보를 담고 있는 책 보다는 작가의 감성과 경험이 담긴 책을 더 선호하는 편인데 사실, 많은 책들이 개인의 감성에 머물러 있는 것을 보고 안타까웠던 적이 많았어요. 뭔가, 공감을 이끌어내기엔 약간 아쉬운 감성, 글, 깊이. 개인적인 생각을 담은 평범한 여행 에세이들. 단순히 저와 코드가 맞지 않았던 것이었는지도 모르지만 묵직하게 자신의 내면에 있는 것들을 풀어내고 그것이 여행이라는 다소 특수한 상황과 어우러져(물론 어떤 이에게 여행은 일회적인 경험이 아니라 그들 삶 그 자체이지만) '여행 에세이'라는 장르에 걸 맞는 알찬 내용을 담고 있는 책을 찾아보기는 조금 힘들었던 것 같아요. 이 책을 발견하기 전까지는요. 마음을 시원하게 해 주고, 뭉클하게 만드는 잘 만들어진 책을 만나면 좋겠다고 생각하던 차에 발견한 오래된 보석. 이병률씨와 그의 책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를 소개합니다.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는 제목이 당신, 좋다 어쩌구 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서 사랑이야기인 줄 알았어요. 하지만 그보다는 바람이 부는데로, 마음이 가는데로 여행을 다니는 자신과 그 과정에서 만난 사람들, 그가 사랑한 풍경들, 이야기들, 마음속에 오래오래 남은 어떤 기억들을 담아내고 있는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 장 한 장 넘기다 보면 아 이 사람은 이런 색의 사람이구나. 이 사람은 이래서 여행을 가는구나. 이런 것들을 소중하게 생각하는구나 하고 생각하게 되고 그것이 내 안의 기준과 생각에 영향을 미치고 공감을 이끌어 내는 이병률이란 작가의 힘을 느낄 수 있습니다.
저는 그 중에서도 특히 글쓴이가 만났던 아직 순수함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가 좋았어요.

또 한 사람은 내가 메고 다니는 배낭의 브랜드를 힐끗 보더니 이렇게 말했다. "와, 너, 콜롬비아에서 왔구나." 나는 한국에서 왔고 이건 단지 가방 브랜드일 뿐이라고 했다. 안 그래도 '요즘 왜 이렇게 콜롬비아에서 온 여행자들이 많지?' 싶었다면서 그는 알려줘서 고맙다고 했다.
34# '조금은 바보 같아도 좋다' 중.

이 부분을 읽으면서 혼자 얼마나 웃었던지. 그들의 순수함 혹은 ‘바보같음’이 너무 예쁘게 보이고 너무 부러워서요. 조금 바보 같으면 어떤가 싶었어요, 그들은 내가 오래 전에 잃어버린, 이제는 다시 찾을 수도 없는 순수함을 가지고 있으니까요.. 요즈음, 사람들은 순수한 것을 좋아하지만 바보 같은 것은 못 견뎌한다고 하죠. 하지만 한 번 사는 인생 남보다 조금 더 여유 있게, 조금 더 깨끗하게, 조금 더 배려하면서 산다고 해도 큰일나는 것은 아니지 않을까요. 그런 삶의 태도가 내 마음을 풍요롭게 해 주고 내 마음이 욕망으로 가득 차 있을 때는 미처 보지 못했던 것들을 볼 수 있게 해 주고 나와 내 곁의 소중한 사람들에게 상처주지 않고 서로를 보듬어줄 수 있는 여유를 가져다 준다면 그게 더 현명하고 똑똑하게 사는 길 일거라고 이야기하는 것 같았어요. 그리고 이 이야기와 맥락을 같이 하고 있는 에피소드로는 16# '쓸쓸히 왔던 길'도 참 좋고, 또, 분홍이라는 색에 관한 단상 25# '지랄이다'도 참 인상 깊어서 추천하고 싶어요. 그가 바라보는 분홍과 내가 생각하는 분홍이 조금은 다르긴 하지만 그가 들려주는 분홍에 관한 이야기가 참 흥미롭거든요 더 이상 말하면 스포일러가 될까봐 생략하지만, 색을 가지고 이렇게 구성지게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그의 글솜씨도 참 부럽더라구요.
혹시 로맨틱한 걸 좋아하시는 분이 계시다면 꼭 읽어보라고 권해드리고 싶은 챕터는 11# '당신을 좋아한다는 말'이에요. 한 글자 한 글자를 액자에 담아서 걸어두고 싶을 만큼 좋은데, 이 책에서 유일하게 러브스토리 ‘같은’ 부분이고, 책 제목과도 참 잘 어울리는 내용으로 채워져 있어요.

우리 천 살까지 만나 살까요. 그러면 어떨까요.
이러면 어떨까요. 모두를 던지는 거예요.
그 다음은 그 이후의 모두를 단단히 잠그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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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일 미터씩 눈이 내리고 천 일 동안 천 미터의 눈이 쌓여도 우리는 가만히 부둥켜안고 있을까요.
미끄러지는 거예요. 눈이 내리는 날에만 바깥으로 나가요. 하고 싶은 것들을 묶어두면 안 되겠죠. 서로가 서로에 대한 절망한 것을 사과할 일도 없으며, 세상 모두가 흰색이니 의심도 서로 없겠죠. 우리가 선명해지기 위해서라기보다 모호해지기 위해서라도 삿포로는 딱이네요. 

언뜻 봐선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건가 싶지만, 잘 뜯어보면 작가는 이런 방식으로 ‘당신을 좋아한다’고 말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어요. 가장 좋아하는 순간을 오래오래 공유하고 싶어하는 마음. 작가에게는 그것이 사랑인가봅니다. 가장 사랑하는 풍경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 하얀 눈 속에 부끄러움, 죄스러움, 미안함도 다 덮어둘 수 있는 곳에서, 오롯이 서로를 향한 마음만 꺼내어볼 수 있지 않을까 싶은, 그런 곳으로의 안내. 마음이 훈훈해지고 발그레해지는 글이었어요.

그의 말대로 이병률, 그는 슬픔의 색을 가진 사람입니다. 그래서 더 겨울이 어울리고 눈을 좋아하는 것이 이해가 되는 사람이고요. 그의 세계에 들어가 보는 것은 자신 안의 슬픔을(더위도) 삭히는데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위로 받고 싶은 날, 속에 열불이 나는 날, 그냥 더운 날 그의 책을 읽으며 마음에 부채질을 하는 건 어떨까요.

Posted by sangheum

 

안녕하세요. 이포넷 경영지원실 김신형입니다.
요즘 푹 빠져있는 제주여행 얘기를 하려고 합니다. ^^
처음 제주도 여행은 2007년에 에페와 함께 였네요.  그 후 가족과 한 번, 친구와 한 번을 더 다녀오고, 올해 여름휴가를 제주로 다녀왔습니다.
처음엔 같이 갈 멤버를 열심히 구했지만, 회사를 다니거나, 아이를 돌보고 있는 친구들이 대부분 이여서 혼자 다녀왔습니다. ㅜㅜ
제주도는 보통 차를 렌트해서 여행하지만, 저는 장롱면허인지라  버스를 타고 여행했는데요,
작년에 친구랑 버스타고 다녀봐서 인지 큰 두려움은 없었습니다.

2박3일의 여행일정 동안 하루에 한곳씩 총 세 곳만 가는 거면,, ‘뭐 엄청 여유롭겠지?’ 라는 생각으로, ‘동선이 좀 멀지만 괜찮아..’하며 시작한 여행이 엄청 빡빡한 일정이라는 사실을 집에 오는 비행기 안에서  알 수 있었습니다. ㅎㅎ

첫째 날 : 사려니숲길
둘째 날 : 비양도

셋째 날 : 올레길 걷기!! (4코스)

첫째 날
: 10시에 제주도에 도착해서, 한 시간 걸린다던 사려니 숲길은 버스를 잘못 타서 돌고 돌아 3시간이 걸려 도착했습니다.
조용한 입구에, 10km 동안 쉬엄쉬엄 걸으니 바람소리도 좋고, 숲의 좋은 기운을 받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번 여행에서 제일 좋았던 코스였습니다. (사람들도 생각 보다 많아, 혼자 걸어도 무섭지 않았어요!!)
첫날 숙소는 협재해변 근처라, 버스를 한참 타고 가서 저녁때쯤 도착했습니다.
게스트 하우스에 도착하니 혼자 온 사람들이 많아 여행정보 공유를 나누며, 즐거운 저녁을 먹었습니다.
정보가 중요한 것이 저는 배낭을 매고 계속 돌아다녔는데,
올레짐 옮기기 서비스가 있어, 하루에 15,000원 정도면 숙소까지 짐을 옮겨준다고 합니다.
바로 예약하고 다음날은 가볍게 출발 !!

둘째 날
: 협재해변에서 가까운 비양도를 가기 위해 배를 탔습니다.
워낙 조용한 섬이라 해변가를 돌고 멍하니, 정자에 앉아있기만 해도 너무 좋더라고요 ^^
 조용한 제주도를 원하시면, 비양도 강추 !! 비양도에서 보말죽은 더욱 강추!!

셋째 날
 : 마지막 날은 사람들과 함께 올레길을 걷는 프로그램을 신청하여, 4코스를 돌았습니다.
제주도의 햇빛이 그렇게 강할 줄 모르고, 민소매에 반바지로 걷다가 새까맣게 타서 돌아왔습니다. 사람들이 긴 팔, 긴 바지에 모자 쓰는 이유가 … 다 있었습니다.
너무나 예쁜 길을 걸으며, 사람들이 이래서 ‘올레길, 올레길’ 하는구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혼자 여행을 할 때 위험하기도 하고, 심심할까 걱정이 되었지만 
큰 가방을 메고 다니는 제가 불쌍해 보였는지, 길 찾느라 두리번거리고 있으면 도와주시는 분들도 많았고, 게스트하우스에서 만난 사람들과도 금방 친해져서 연락하는 친구들도 생겼습니다.

 


 

 

 

 


혼자하는 여행이 생각보다 여유롭고, 즐길 시간이 많아서 너무 좋았습니다.

다시 제주 올레 길 가려고 계획 중이랍니다.^^

가을에 올레길 여행 떠나보세요 ^^
http://www.jejuolle.org/

 

 

Posted by sangheu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