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는 세상

1. 해방
여행의 묘미는 기다림과 설레임이 아닐까 합니다.
특별히 해외 나갈때 인천공항의 검색대를 통화할때 그 마음은 쇼생크 탈출..
그 해방감은 저에게 면세점을 향한 지름신으로 다가 왔습니다.
담배도 안피는 녀석이 남줄려고 5보루가 넘는 담배를 구매하고
룸메이트가 사준 스타벅스 커피는 분위기 업되어 .. 마눌을 위한 화장품까지
나를 떠나 보내던 수많은 눈망울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으려고
아낌없이 지갑을 열었습니다.
덕분에 귀국길 가방에는 하나가득 선물들이 들어 앉았구요


2. 비행
비행이 시작되면서는 오르는 고도 만큼이나 마음도 덩달아 오르네요
순간 들어오는 주위의 표정들은 ..
물고기가 물을 떠난 것처럼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는 사람,
세상에 이런일이!! 하는 무한 감격을 연발하는 사람,
뭐 인생 별거 있어 다 거기서 거기지.. 두눈 감아버리는 인생 초월의 모습,
뭐니 뭐니 해도 비행의 참맛은 기내식과 스튜어디스..
이륙후 한동안 스튜어디스에서 눈을 못땝니다.(사실 접니다^^)

3. 만남
팔라우의 촌스러움이 멋있어 보입니다.
곱슬머리의 중년 현지인 가이드 - 정말 네이티브 수준의 한국말을 하는구나 생각이 들었는데..
알고보니 한국사람 그것도 20대의 젊은이... 결혼해서 애가 있다는 이야기는 놀라움 자체 였습니다.
자기를 D라고 불러달라는데 참 어색하지만 이름조차도 길면 불러 주기 힘겨워 하는구나..
팔라우 문화를 전해들어면서 나중에 조금씩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4. 새벽
하루중에 새벽을 좋아합니다.
해서 어디를 가나 아침일찍일어나는 습관이 있습니다
팔라우에서도 어김없이 첫날 새벽 산책을 카메라와 함께 나갔습니다.
한참을 다니며 짧은 기억력 보정을 위해 셔터를 누르다 보니
어느덧 호텔 라운지 앞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피곤함도 잊은채 삼삼오오 모여서 아침을 먹는 모습들은 평화 그 자체 였습니다.
매일 아침 분초를 다투며 아이들과 전쟁을 치루며 먹던 아침..
1분을아끼기 위해서 그리고 한술이라도 더 먹기 위해 맛을 음미하는것은 사치라 여겼던 아침..
하지만 팔라우 바닷가의 아침은 분위기만 먹어도 배가 불러 옵니다
이것이 진정 팔라우의 아침이구나 감동이 들어 옵니다.
한컷도 놓치지 않으려고 아침밥 메뉴를 향한 카메라 셔터에 손이 많이 갔던 기억이 납니다

5. 시련
팔라우의 기억들은 다 소중한데 옥의티..맛사지..
그 동안 외국에 다녀온 사람들의 이야기로 귀동냥한 맛사지는 급소를 찾아 눌러주는 짜릿함..
뼈속까지 다가오는 시원함.. 문문의 불여일험이라는 이야기..
저에게 기대를 가지게 만들기에 충분했습니다.
그런데 침대는 흡사 목욕탕의 때밀이 침대요..
침대 한가운데 뻥 뚤린 구멍에 머리는 넣는 순간
변기속에 내 머리를 넣는 것인가...?
오일을 발라주면 맛사지 하는 손길은 때밀이 아줌마..
겨울 내내 목욕탕 한번 다녀오지 않은 등짝에서 지우게 똥 말려지는 느낌은
쥐구멍을 찾게 만들었습니다.

6. 감동
팔라우에서 최고는 자타가 공인 하듯이 바다가 아닌가 합니다.
모두들 스노쿨링을 최고로 꼽지만 빈곤한 재정으로 접은
선택관광의 아픔이 있는 저에게 팔라우 최고의 바다는 롱비치 백사장입니다.
섬과 섬을 이어주는 무릎높이의 백사장... 가도 가도 끝이 없을거 같던 그 롱비치는
하늘과 바다 그리고 내가 하나라는 생각을 주었습니다.
무릎높이의 바다들 물위를 혼자서 걷는것과 같이 한참을 걸으며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습니다.
문득 돌아서서 걸오온 길을 돌아다 보았을때
백사장 멀리서 바라보는 섬들의 전경은 창조주가 자신의 작품을 보면서 가졌던
뿌듯함과 자랑과 같이 저를 행복하게 했습니다.

7. 사람들
마지막으로 잊지못할 몇 사람과 사건을 소개합니다.
이름하여 이니셜 J1, J2 J3... 본인들 사생활 보호를 위해 이름은 공개하지 않겠습니다.

J1 - 물에빠진 세앙이 JJ
체구로 하면 기골이 장대하고 난세에 영웅감입니다.
목소리는 우뢰의 아들이라는 별명이 어울릴 만큼 크니
라이브로도 100db의 출력이 가능한 신의 목소리 선물로 받았습니다.
하지만 약점은 있었으니 물입니다.
오리발과 수경, 보호자켓으로 완전 무장을 하고
망망 대해의 팔라우의 바다로 포부도 당당하게 나서 보지만
발이 뭍에서 떨어지 무섭게 그 위풍당당은 온대 간데 없고
물에 빠진 생쥐가 됩니다.
남들은 즐기기 여념이 없는 바다에서 물과의 사투를 벌여야 했던 그사람..
하늘도 반할 수 밖에 없는 팔라우 바다와도 벗할 수 없었던 비운의 사나이 JJ 위로를 전합니다.

J2 - 팔라우 인어공주 JY
바다 용왕의 귀여움을 독차지하다 언니들의 시기와 미움을 받고 육지로 쫓겨났던 공주가 있었습니다
고향으로 돌아와 옛추억을 되살리는 듯 많은 이야기들로 화재를 만드셨습니다
예전의 화려하던 황금 비늘과 꼬리는 없어졌지만 용왕의 총애를 받던 시절의 미모과 몸매는 살아서
바다를 여행하는 동료들에게 즐거움을 주었습니다.
마음은 ㅅㅏㅎ여만 가는 서울하늘아래 이메일함에 두고 몸만 왔다며 한숨지으면서도
카메리 앞에서는 고상함을 버리고 과감한 포즈로 기꺼이 설정샷에 임하니
포인트마다 시간 가는줄 모르는 여행이 되게 하셨습니다.

J3 - 현지인 가이드 보조 YS
누가 시키지 않아도 가이드 역할에 충성하고 텐달러의 유행어를 창조하는 언어의 마술사..
옆에서 카메라 엥글로 볼라치면 곰세마리의 노래가 생각나게 합니다.
"곰세마리가 한집에 있어... 아빠곰은 뚱둥해..."
누구보다 헌신적으로 놀았으며..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뛰었으며..
자연에서는 원시 모습 그대로 자태를 드러냈고.
모두가 행복한 시간이 되도록 많이 뛰어주었습니다

J4 - 이포넷 가수
우리 안에는 왜 그리도 노래 잘하는 언니 오빠들이 많은지요
시작부터 분위기를 잡아가시는 홍병화 이사님의 부산 갈매기..또다른 경상도 사나이 전재봉 주임..
분홍 립스틱을 색시하게 불러준 한글화 언니들 은방울 자매 포스가 나오고요
나를 봐달라고 애원하는 현빈을 향한 무한 열정의 여인 양영선 과장님
나를 두가 간다면 너무 아쉽다는 김동빈 대리의 무대 카리스마..
아직도 어디가면 총각이라 우길 수 있는 차정권 책임 안무와 노래가 끝내줍니다.
팔라우는 이런 만만이 없을거라 확신하며 부르는 박성호 수석님의 잘못된 만남..
다 소개 못하지만 용기내서 다 올려 봅니다.
다운은 아이넷 디스크 : //이포넷/전체공유/전체공유/팔라우1차/채상직/

8. 에피소드
아쉬움에 팀빌 물사건 추가 합니다.

다들 물채우기에 목숨걸었던 추억 생생하리라 믿습니다.
저에게는 강한 인상으로 남습니다.

출발신호와 함께 양팀 모두가 바다를 향해 무섭게 내달립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물통을 채우라고 강조하는 가이드의 말에
모두가 전의를 불태우고 있었습니다.
출발과 함께 물만보고 달리던 저의 앞으로
검은머리 진한 눈섭의 상대팀 1호차의 이포넷 대표미남 김민기 군이 지나갑니다.
열시히 달려 물가에서 무언가를 힘차게 바다로 내 던지는데
헉!! 2호차 우리팀 물통이 하늘을 날고 있네요
순간 허를 찔렸다는 생각이 주마등처럼 지나갑니다
그러나 이미 우리팀 물통은 바다를 향해 다이빙해 버리고 맙니다
뒷 수습이라도 하려는 심정으로 온몸을 던져 물통을 건져내어 모래사장으로 들고 나옵니다.
이때 비치 모래사장을 내달리는 두 사람이 눈에 들왔습니다
ㅉㅗㅎ는자와 쫓기는자 뭔가 심각한 일이 생겼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쫏는자는 대한민국 귀신잡는 해병대 출신 한영희 ...
쫓기자는 자는 우리팀 다크호스 이헌기 입니다.
민기가 우리팀 물통을 내던지던 그 시간
물통사수하는 상대팀의 삼엄한 방어망을 뚫고
이헌기가 물통을 들고 죽을힘을 다해 내달린겁니다.
쫓고 쫓기는 게임은 결국 목숨걸고 도망가는 이헌기의 승리로 끝이 납니다.
입으로 나르고 머리털로 나르고
종이컵에 옷까지 총동원된 물채우기 승부
가이드도 놀라버린 그 사건
결국 우리팀에 게임에는 졌지만
그날의 목숨건 싸움은 팔라우 명승부로 기록될 전망입니다.

9. 감사
여행 내내 이 아름다운 자연에게 페가 되지 않도록 조심하려 애썼습니다.
그러나 그 깨끗함과 순수함 앞에서는 제가 부끄러울 수 밖어 없었습니다.
그 아름다움을 주신 그분께 감사를 드립니다.
사람은 추억을 먹고 산다고 합니다.
인생의 좋은 먹거리를 제공해 주신 사장님과 함께 만들어 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를 전합니다.
사랑합니다.^^

- 2011년 1월 27일저녁에 채상직 올림 -

 

Posted by E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