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  2016년 9월 7일
장소  :  전쟁기념관

 

 

안녕하세요, T&G 사업본부의 이혜민 사원입니다.

입사한 지 1달이 아직 안 된 시점에서 봉사 활동을 가게 되어 저는 걱정 반, 설렘 반으로 출근했습니다. 12시가 다가오는 시점에서 혼자 가야 하는 것인지 아닌지 당황하고 고민만 하고 있었는데, 다행히 같은 날 봉사활동 일정이 잡힌 이주성 선임님께서 연락해주셔서 늦지 않게 이동할 수 있었습니다.

산책 봉사 활동 장소는 용산구에 있는 전쟁기념관으로, 저희는 시각장애인 복지관에서 버스를 타고 이동했습니다. 전쟁기념관에 어린 시절에 가족과 함께 간 적은 있었지만, 그 이후로 다시 방문한 적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날 도착했을 때 건물 주변 구역이 이렇게 큰 곳이었나 의아해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날은 하늘에 적당히 구름이 있으면서 시원한 바람이 불어 산책하기에는 매우 좋은 날씨였습니다. 버스에서 내린 후 저는 따뜻한 미소를 가지신 할머니 한 분과 함께 산책을 시작했습니다. 평지 위주의 길은 가파르지는 않았지만 가끔 길에 깔린 돌 하나가 주변 돌에 비해 올라와 있거나, 그와 반대로 낮은 경우 등 지형이 조금이라도 달라지는 것에 주의해야 했습니다. 발걸음을 또한 할머니와 맞추어야 했는데, 마음의 여유를 갖고 할머니와 대화를 나누며 걸으니 어려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함께 걸어가면서 할머니께서는 제 손을 놓지 않으셨고, 주변에 소리가 나면 항상 무엇인지 물으셨습니다. 시각이 학습에 가장 많이 영향을 미치는 감각이라는 말을 들은 적 있습니다. 앞이 보이는 저에게는 나들이 나온 유치원생들의 떠드는 소리나 그늘 속 시원함이 세상을 인식하는 데 비교적 부수적인 역할을 하겠지만, 눈이 안 보이시는 할머니께는 청각, 후각 등 다른 감각이 세상을 인식하시는 데 전부였던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할머니께서는 성격과 표정이 항상 밝으셨습니다. 정확히 말로 표현하기는 어렵지만 지금 제가 가진 것에 고마워 해하고 있는지, 이미 가진 것을 잊고 더 많은 것만 바라던 적이 없던지 여러 생각이 들었습니다.

할머니께서는 저와 함께 걸으시면서 제 얘기도 즐겁게 들어 주시고 산책 중 힘들면 잠시 쉬면 된다고 배려도 해주셨습니다. 물가에서 산비둘기가 노는데 울음소리를 듣고 저보다 더 신이 나셔서 사진 찍으라고 부추기시기도 하고, 입사한 지 실은 얼마 안 되었다고 알려드렸는데 앞으로 열심히 하라고 격려도 해주셨습니다. 말씀하실 때 항상 표정이 밝으셨던 게 기억이 납니다. 이번 봉사 활동은 앞이 안 보이시는 어르신들을 위한 것이었지만, 1시간 30분 정도의 산책 시간 동안 제가 많은 것을 얻고 온 것 같습니다.

 


 

 

Posted by E4.

댓글을 달아 주세요